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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기도의 영적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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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이에스더 (10) “수양관 앞 절을 다른 곳으로 보내주소서”
작성자 : 작성일시 : 2015-06-16

‘3일 기도의 영적 파워’ 출간으로 집회 요청이 이어졌다. 집회 현장에서 찬양을 인도하는 이에스더 목사(강단 오른쪽)와 사위 장덕봉 목사.

시간이 흐르면서 대구 수양관 주변에 개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건물들이 자꾸 들어서는데 전혀 반갑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기도원 맞은편 정면에 절이 세워지는 것이었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매일 눈 뜨자마자 절을 마주 본다고 생각하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나는 매일 절을 향해 “주여! 저 절을 다른 곳으로 보내 주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런데 내 기도와는 달리 날이 갈수록 절은 점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기도만 하고 있던 어느 날, 한 분이 날 찾아왔다. 자신이 건너편 절 주지의 친구라고 소개하면서 이 절을 사지 않겠느냐는 의중을 물어왔다. 순간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되었음을 직감했다.

돈도 없지만 전혀 살 의향이 없다고 했다. 이후 꽤 많은 시간이 흐른 어느 부활주일 오후였다. 저녁 예배를 마치고 난 성도들과 성전 뜰에 나와 있었는데 절 방향에서 성가대의 찬양이 울려 퍼졌다. 한 교회에서 절을 매입해 선교사 게스트하우스로 꾸미고 입주예배를 드렸던 것이다. 할렐루야! 나는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그 교회는 정상적인 매입으로는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고 경매로 매입을 하게 됐다고 했다. 선교사들께 숙식을 제공하고 특수선교사 훈련센터로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비록 시간이 더디어도 하나님은 기도를 반드시 응답해 주시는 분이셨다. 아침마다 ‘저 절이 사라지게 해 주소서’라고 기도했던 곳이 은혜스러운 곳으로 바뀌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몰랐다.

1999년 나는 하나님의 도우심 속에 두 권의 책을 출판했다. 첫 번째 책 ‘주님, 한 손만 잡아주소서’를 통해서는 우리의 갈 길을 인도하시는 성령의 불기둥을 간증했다. 이 책을 읽고 은혜가 되었는지 추석명절을 앞둔 시기에도 여러 교회의 집회요청이 이어졌다.

안산의 한 교회에서 특별집회를 인도한 후 대구로 돌아가던 중 사위가 불현듯 “성령께서 수도 서울에 예비된 집회 처소를 찾으라는 감동을 주시는데 어떻게 하시겠어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기도해 보자고 한 뒤 “주님, 우리를 도우소서. 우리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란 외마디 기도를 드렸다. 그런데 마음에 기쁨이 넘쳤다. 마음속에 기쁨이 넘친다는 것은 기도응답의 징후였다.

그러나 서울 처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무릎을 꿇었지만 하나님은 침묵하셨다. 인간적으로는 참 답답했다. 하루는 서울에 왔는데 갑자기 총신대학 근처 교회 종탑이 나를 사로잡았다. 차를 세워둔 채 달려가 보았다.

한 교회가 지상 3층 지하 1층의 상가를 통째로 분양받아 리모델링하려는 중이었다. 우리는 분양받은 박모 목사님 연락처를 받아 전화를 해 보았는데 그분은 사위의 공군사관학교 3년 선배로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사위 장 목사가 입학할 당시 기독생도회장이었고 3년 뒤 사위가 그 자리를 이어받은 인연이 있었다. 군악대장을 역임해 찬양선교에 관심을 갖고 목회자가 된 박 목사의 도움으로 우리는 이곳 일부 공간에 세를 들기로 하고 서울 진입의 첫발을 떼게 되었다. 우리는 박 목사님의 도움을 받아 아름답게 장식된 성전에서 두 번째 책 ‘3일 기도의 영적 파워’ 출판기념회를 겸한 ‘요나3일 영성원’ 개원예배를 드렸다.

기도의 중요성은 알면서도 기도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책 ‘3일 기도의 영적 파워’는 적중했다. 무명 저자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2000년 한 해 동안 기독교서점협의회가 선정하는 베스트 북 가운데 한 번도 빠짐없이 이름이 오른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이것은 기도에 대해 열정을 갖고 사역해 온 것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었고 축복이었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