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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역경의 열매] 이에스더 (4) 캐나다 공무원 “기도로 병 고쳐줄 수 있나요?"
작성자 : 작성일시 : 2015-06-08

캐나다 오타와벧엘교회 담임목사로 청빙 받아 강단에서 설교하고 있는 이에스더 목사. 유학생들이 주축이 된 교회였다.

 

남들이 보면 자식을 팽개치고 캐나다로 사역을 나서는 나를 비난할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담대하게 여호수아와 같은 믿음을 가지라’고 용기를 주셨다.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한 나는 즉시 복음에 목말라하는 이들을 찾아 나섰다.

기후가 좋고 먹을 것이 풍부한 캐나다에서는 가는 곳마다 산해진미를 차려 내왔다. 그러나 손이 가지 않았다. 아이들 생각에 음식이 넘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난 주의 종이기 이전에 모성애 강한 어머니였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금식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와 비례해 나의 영성은 더욱 깊어졌고 성도들에게 큰 역사를 일으키는 집회가 이어졌다. 신유의 기적이 일어나고 각종 은사가 나타났다. 한국에서 온 한 여사역자의 설교에 은혜를 받았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계속 집회 요청이 이어졌다. 그런데 나의 집회에 오타와에서 온 유학생 청년그룹이 참석했다가 큰 은혜를 받은 모양이었다.

“이에스더 목사님, 저희가 오타와에서 한인교회를 개척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저희 교회 담임 목사로 모시면 안 될까요? 부탁입니다. 저희는 목사님처럼 열정적인 설교자가 필요합니다.”

주의 종은 양들이 요청하면 마음이 약해진다. 난 나를 애타게 기다릴 자식들을 생각지도 않고 덜컥 승낙을 하고 오타와벧엘교회 담임목회자가 되었다. 새로운 사명감에 가슴이 요동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관광비자로 온 나는 3개월이 지나 연장신청서를 관계기관에 제출하게 되었다. 비자담당관은 내게 왜 연장을 하려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나를 도우려고 온 통역성도가 “우리가 세운 교회 목사님이신데 설교에 은혜를 받고 있으니 계속 계시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그 담당관은 이렇게 말했다.

“기도로 병도 고치나요. 난 30년째 병명이 없는 병으로 고생하고 있어요. 늘 고통을 느끼는데 의학적으로는 나오지 않아 답답하죠. 은사가 많은 목사님이시라니 기도를 받아도 되나요?”

난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 방언으로 기도를 시작해 30여분은 한 것 같았다. 그의 이마에서 구슬땀이 흘러내렸다. 동시에 성령이 임해 함께 기도했고 하나님께서 이 시간 자신의 병을 고쳐주셨다는 확신이 든다고 했다.

“당신은 하나님이 쓰시는 종이 확실히 맞는 것 같소. 내겐 평생 3명에게 보증을 서서 특별시민증을 나오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 그 중 한 장을 당신을 위해 쓰겠소.”

난 비자연장은 물론 거주자격까지 보너스로 받은 셈이었다. 하나님이 일하시면 그 어느 것도 불가능이 없다. 교회에서는 내게 살 집과 차를 마련해 주었고 나는 이곳저곳을 순회하며 마음껏 집회를 인도했다. 성령의 역사는 계속 나와 함께하며 캐나다 사역의 입지를 다져 주었다.

그동안 아이들에겐 생활비를 보내주며 안부를 전하다 1986년 2월, 한 달간 휴가를 내어 한국에 나오게 되었다. 아이들이 그 사이 몰라보게 자라 있었고 엄마의 공백을 큰딸이 잘 메워 주고 있어 감사했다.

난 한국에 돌아와 어머니와 함께 교회를 잘 섬기는 집사님을 통해 우연히 공군사관학교를 나온 현역 공군 중위를 만나게 되었다. 나와 동역자가 되어 지금까지 함께 사역하고 있는 사위 장덕봉 목사이다.

장 목사는 중·고등학교 시절 교회학생부 회장을 맡을 정도로 독실한 신앙생활을 했고 부친도 그를 주의 종으로 삼으려 기도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부모의 기대와 달리 등록금 부담이 없는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는데 이 과정에서 다시 소명을 찾아 목회자의 길을 가려고 마음먹은 상태였다. 나는 그를 본 순간 하나님이 허락하신 사위라는 느낌이 빠르게 스쳐갔다. 이는 기도하는 나의 어머니도 같은 생각이셨다.

정리=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